비트의 세계

중간고사 공부를 하던 어느 날 나는 그만 정신줄을 놓고 사지 말아야 하는 책을 사 버렸다. 알라딘으로 배송 받은 그날 다 읽었고 곧바로 중고서점에 책을 내주었다. 읽는 내내 깔깔 웃긴 했다. 특히 저자가 개발자란 직업을 성직자에 비유하는 것에선 거의 포복절도했다 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자의식 과잉의 작가를 탓해야 해 이런 책을 고른 나를 탓해야 해…

오늘은 또 무슨 헛소리를 써볼까

이런 제목의 에세이는 재미 없기가 힘들다. 작가도 서문에서 직접 언급한다. 에세이집을 쓰자고 생각하니 부담스러웠는데, 트위터에 쓰던 글을 길게 늘인다 생각하니 훨씬 편했다고. 책을 읽으면서 심너울 작가가 나와 동갑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것만으로 이 사람을 좀 더 응원하게 된다. 헛소리로 책을 내서 그것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

어린이라는 세계

블로그나 트위터에서 이 책 얘기가 제법 많이 들려서 나도 구매했다. 어떤 책인지 잘 모르고, 어린이 인권에 대한 진지한 책인가 싶었는데 받아보니 예상보다 훨씬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귀엽다. 어린이들도 귀엽고 작가님도 귀엽다. 책에선 시종일관 어린이를 대상화하지 말라고 강조하지만, 책의 내용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면 저절로 웃게 된다. 이런 희망찬 세계를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작가님이 조금 부럽다. 그치만 이 어린이들이 내 행동 하나하나를 리트머스 용지처럼 빨아들일 걸 생각하면 책임감이 너무 막중해. 나는 못할 거 같아. 화창한 주말 카페에 앉아 상큼하고 쨍한 유자 에이드와 함께 읽었는데, 에이드 못지 않게 청량하고 건강한 책이었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듯한 주말.